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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리그 CPBL에서 뛰고온 외국인 선수들의 성적은 어땠을까?

몽키스패너즈 2021. 3. 25. 12:53

얼마전 한화의 새로운 외국인 투수 카펜터의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대만리그 출신 외국인 선수들이 어떤 성적을 남겼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KBO에서 뛰었던 외국인 선수들 중에서

대만 프로야구 CPBL을 거쳐서 KBO로 넘어온 선수를 찾아봤는데

생각보다 꽤 많은 수가 있었습니다.

제가 찾은건 스물 여섯 명이었는데 그 중 2010년대의 선수들만을 가지고

대만에서는 이런 성적을 기록했는데 KBO에서는 어땠는지,

혹은 KBO에서는 이랬는데 대만에서는 어땠는지를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SK의 매그레인입니다.

매그레인은 2000년부터 마이너리그에서 뛰었지만 메이저까지는 올라가지 못했고

2010년 만 31살의 나이에 대만 슝디 엘리펀츠로 이적했습니다.

 


2010시즌 대만에서 28경기 192이닝 11승 9패 ERA 2.25를 기록했고

그때 리그 평균자책점이 3.27로 굉장히 낮긴 했지만

그래도 이닝 2위, ERA 2위, 다승 3위, WAR 2위로 아주 훌륭했습니다.

그 해 슝디 엘리펀츠가 대만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한국-대만 클럽 챔피언십에서 SK와이번스를 만나게 됐는데

그 때 2차전에서 매그레인이 SK를 상대로 6.2이닝 2피안타 2자책 4실점을 기록했습니다.

그걸 계기로 2010 시즌 후에 SK가 카도쿠라와의 재계약을 포기하면서

매그레인을 총액 30만 달러에 영입했습니다.

 


그렇게 KBO에 와서는 간혹 호투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 불안한 모습이었고

결국 53.2이닝 2승 6패 ERA 5.37을 기록하면서 시즌 중에 교체됐습니다.

근데 그 다음 해인 2012년에는 다시 슝디엘리펀츠에서 데려갔는데

165.1이닝 11승 12패 ERA 4.08로 예전같은 모습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KBO보다는 나은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다음은 롯데와 한화에서 뛰었던 유먼입니다.

유먼은 마이너와 독립리그 생활을 하다가

2011년 시즌 중간 만 32살의 나이에 라미고 몽키스로 이적했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7경기에 등판해 46이닝 5승 1패 ERA 2.15를 기록했습니다.

당시 리그 평균자책점은 4.26이었고 유먼은 이 부문에서 리그 2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롯데가 2012시즌을 앞두고 유먼을 총액 30만 달러에 영입했는데

그때는 메이저 기록이 시원찮은 대만 용병이 왔다고 실망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열어보니 시즌 초반부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고

당시에 롯데의 외국인 투수 중 가장 높은 WAR을 기록했습니다.

29경기 179.2이닝 13승 7패 ERA 2.55를 남겼고

각종 부문에서도 상위권의 성적을 거뒀습니다.

이후 유먼은 2015년까지 KBO에서 뛰다가 다시 대만으로 돌아갔는데

1군에서는 뛰지 못하고 선수생활을 마감했습니다.

 

 

 


다음은 kt의 시스코입니다.

시스코는 2001년부터 2012년까지 마이너생활을 하다가

2013시즌을 앞두고 대만의 이다 라이노스와 계약했습니다.

만 30살이었던 2013시즌, 21경기에 선발 등판해

133.1이닝 8승 6패 ERA 2.70으로 좋은 피칭을 했고

2014년에도 14경기 93이닝 8승 3패 ERA 2.13을 기록하면서

그 해 대만리그 평균자책점 1위, 삼진 2위에 올랐습니다.

전반기의 활약을 바탕으로 2014년 후반기에 kt와 계약하게 됐고

2015년부터 KBO 1군 무대에서 뛰었습니다.

2015시즌 개막 2연전부터 선발투수로 나섰지만 4이닝 2피홈런 5실점했고

부진이 계속되자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했는데

 

불펜등판에서도 썩 나아지는 모습이 없어서 개막 후 약 두 달만에 교체됐습니다.

시스코의 2015년 KBO 성적은 39이닝 6패 2홀드 ERA 6.23으로 한국에서 1승도 거두지 못했습니다.

2015년 시즌 중반에 교체되고 다시 대만으로 돌아갔는데

남은 2015시즌 동안 19경기 6승 7패 ERA 4.52를 기록하면서

확실히 한국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마지막은 롯데의 애디튼입니다.

애디튼은 2007년부터 마이너 생활을 하다가

 

만 28살인 2016년 시즌 중간에 대체 외인으로 대만 중신 브라더스에 입단했습니다.

2016년에는 7경기 37.2이닝 3승 1패 ERA 4.30를 기록했는데

당시 리그 평균자책점이 5.95로 굉장히 높았습니다.

그리고 2017년에는 대만에서 1경기 1패 ERA 7.20을 기록하고 있었는데 

롯데가 영입한 파커 마켈이 시차적응 등의 문제로 계약을 해지하자

롯데는 3월 말에 급하게 애디튼을 영입하게 됐습니다.

한국 무대에서는 호투하는 경기도 종종 있었는데

급격하게 무너지거나 막더라도 이닝 소화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해서

롯데에서 7월에 애디튼을 방출했습니다.

그 후 2018년에는 다시 대만으로 돌아갔는데

대만 리그 역사상 7번밖에 없던 노히트 노런을 달성하는 등 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았습니다.

최종성적은 27경기 160.1이닝 9승 9패 ERA 3.48로

평균자책점 6위, 이닝 3위, WAR 4위, 탈삼진 3위를 기록했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대만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KBO로 넘어온 외국인 선수들이 어땠는지 살펴봤습니다.

생각보다 성적 차이가 많이 났던 선수도 있고

두 리그에서 모두 잘했던 선수도 있었는데

이번에 한화에서 영입한 카펜터는 올시즌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