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20홈런 이상을 기록하고 온 역대 용병들의 성적은?
2021시즌을 앞두고 한화가 새로운 외국인 타자 라이온 힐리를 영입했습니다.
저도 관련 포스팅을 작성하기도 했는데,
포스팅에서 말씀드린대로 힐리는 메이저리그 2년 연속 20홈런을 넘길 정도로 커리어가 좋습니다.
그동안에도 메이저리그 기록이 좋았던 선수들이 종종 KBO에 왔었는데
특히 그 중에서 메이저리그 시즌 20홈런을 넘겼던 선수들이
KBO에 와서 어떤 성적을 남겼는지 궁금해져서 찾아왔습니다.
근데 숫자가 생각보다 많아서 2010년대 이후의 선수들만 모아봤습니다.
먼저 삼성의 라이언 가코입니다.
가코는 류중일 감독이 처음 삼성의 지휘봉을 잡았던 2011년에 영입된 외국인 타자입니다.
KBO에 오기 전에는 2005년부터 2010년까지 6년간 메이저리그에서 뛰었고
그 중 2007년부터 2009년까지는 매년 100경기 이상을 소화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2007년 클리브랜드 시절에는 주전 1루수로 추신수와 같은 팀이었는데
그 해 138경기에 나와 타율 0.289 OPS 0.842 21홈런 61타점을 기록했고
2008년 14홈런, 2009년 13홈런으로
메이저리그에서 3년 연속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가코의 이런 장타력을 믿고 삼성에서 영입했는데
막상 실제로 보니 스프링캠프부터 기대했던 슬러거 타입의 선수는 아니었고
류중일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서
나믿가믿이라는 유행어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시즌이 시작되고 나서는 믿음에 전혀 보답하지 못했고
개막 후 한 달이 지나서야 첫 홈런을 쳐냈습니다.
그리고 그 홈런은 가코의 KBO 마지막 홈런이기도 했습니다.
가코는 부진을 거듭하다가 6월 중순에 2군으로 내려갔고 7월 중순에 팀에서 방출됐습니다.
가코의 최종 성적은 58경기 타율 0.243 OPS 0.633 1홈런 28타점으로
구단에서 기대한 장타력은 전혀 보여주지 못했고 병살타 12개만을 남기고 떠났습니다.
다음은 두산의 호르헤 칸투입니다.
칸투는 2014년 두산에서 뛰었던 선수로 주로 1루수로 출장했습니다.
KBO에 오기 전 2004년부터 2011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무려 8시즌을 보냈고
통산 847경기 3395타석 104홈런을 기록했습니다.
그 중 2005년에는 28홈런 117타점을 쳤고
2008년에는 29홈런, 2009년에는 16홈런을 때려내기도 했습니다.
시즌 시작 전부터 화려한 커리어로 주목을 받았는데
보란듯이 개막전부터 잠실 중앙 펜스를 넘기는 결승 역전 쓰리런을 쳤습니다.
이후로도 맹활약하면서 전반기에만 18개의 홈런을 때렸고
이스턴 리그 1루수로 올스타전에 뽑히기도 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정말 좋았는데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로는 갑작스런 부진을 겪었습니다.
후반기에 타율과 출루율은 전반기와 거의 비슷했는데 장타율이 절반 가까이 줄었고
후반기에 홈런을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최종 성적은 타율 0.309 OPS 0.899 18홈런 72타점으로 그렇게 나쁘지 않았는데
후반기에 장타율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 때문인지 재계약에 실패하고 한국을 떠났습니다.
다음은 SK의 루크 스캇입니다.
스캇은 2014년 SK에서 뛰었던 선수로 좌익수와 지명타자로 출장했습니다.
2005년부터 2013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무려 9시즌을 보냈고
통산 889경기 3193타석 135홈런을 기록했습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는 3년 연속 20홈런을 넘기기도 했고
KBO에 오기 직전 2013년까지도 탬파베이에서 지명타자로 91경기를 소화했습니다.
당시 외국인 선수 30만 달러 규정이 있어서 발표가 그렇게 됐는데
2013년에 275만 달러를 받던 현역 메이저리거를 데려오려면
도대체 얼마를 준거냐는 얘기가 많았습니다.
여튼 스캇은 연습경기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기대를 받았고
4월까지도 좋은 활약을 이어갔지만
4월 말에 부상으로 약 3주 동안 결장하고
5월 말에도 부상으로 약 한 달간 2군에 있더니
7월 중순에는 이만수 감독과 언쟁을 벌였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이만수 감독에게 겁쟁이, 거짓말쟁이 등의 말을 했고
바로 다음날 웨이버 공시됐습니다.
스캇의 최종 성적은 33경기 타율 0.267 OPS 0.897 6홈런으로
짧은 기간이었지만 장타력은 괜찮았던 것 같은데
스캇이 받았을 금액을 생각하면 역대급 용병 먹튀 선수입니다.
다음은 한화의 윌린 로사리오입니다.
로사리오는 2016년과 2017년에 한화의 1루를 맡았던 선수입니다.
KBO에 오기 전에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는데
2012년에는 28홈런으로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 4위를 했고
2013년에는 21홈런, 2014년에는 13홈런으로 3년 연속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했습니다.
2015년에도 콜로라도에서 87경기에 출장하면서 준주전급이었는데
홈런이 갑자기 줄어든 탓인지 팀에서 방출당하면서
만 27살로 외국인 선수치고 어린나이에 KBO리그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모두 알다시피 한국에 와서는
2016시즌 타율 0.321 OPS 0.961 33홈런 120타점을 기록했고
2017시즌에는 타율 0.339 OPS 1.074 37홈런 111타점으로 KBO리그를 폭격했습니다.
2016년과 2017년이 타고투저 시즌이었음을 감안하더라도 아주 훌륭한 성적을 남겼고
특히 메이저리그 20홈런 타자의 장타력을 제대로 보여준 선수였습니다.
다음은 LG의 토미 조셉입니다.
조셉은 2019년 LG에서 뛰었던 선수로 KBO에 오기 전에는 메이저리그에서 두 시즌을 보냈습니다.
2016년과 2017년에 필라델피아에서 뛰었는데
2016년에는 21홈런, 2017년에는 22홈런으로 두 시즌 모두 20홈런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2016년에 21홈런을 기록하면서 주전 1루수를 차지했을 때
삼성에서 뛰었던 러프도 당시 필리스에 있었는데
사실 러프는 조셉에게 밀려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습니다.
그런 러프가 KBO에서 성공을 거뒀으니 조셉 역시 대박을 칠거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막상 시즌이 시작되니 부상의 연속이었습니다.
3월 8경기, 4월 8경기, 5월 18경기, 6월 21경기에 나왔고
결국 7월에 웨이버 공시 됐습니다.
조셉의 최종 성적은 55경기 타율 0.274 OPS 0.758 9홈런으로
간혹 한방씩 보여주긴 했지만 허리 부상이 발목을 잡으면서 한국에서 떠나게 됐습니다.
다음은 키움의 애디슨 러셀입니다.
러셀은 올 시즌 키움에서 뛰었던 선수로
KBO에 오기 전에는 메이저리그에서 다섯 시즌을 보냈습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시카고 컵스에서 뛰었는데
2016년에는 주전 유격수로 21홈런을 기록하면서
내셔널리그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고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경험했습니다.
그 후 성적이 점점 안좋아지다가 2019시즌이 끝나고 논텐더로 방출됐는데
테일러 모터의 부진으로 고민하던 키움에서 올 시즌 중간에 러셀을 영입했습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 선수가 온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했는데
막상 KBO에 와서는 공수 양면으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공격에서는 타율 0.254 OPS 0.653 2홈런으로 컨택과 장타 모두 기대 이하의 모습이었고
수비면에서도 유격수로 191.1이닝 동안 8실책,
2루수로 303이닝 동안 4실책을 저지르면서
풀 시즌을 치렀다면 실책왕을 차지했을 법한 수비를 보여줬습니다.
결국 시즌 종료 후 키움이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하면서
러셀은 한국 무대를 떠나게 됐습니다.
마지막은 삼성의 다니엘 팔카입니다.
팔카는 올 시즌 삼성에서 뛰었던 선수로 KBO에 오기 전에는 메이저리그에서 두 시즌을 뛰었습니다.
메이저에 데뷔했던 2018년에는 27홈런을 치면서
아메리칸 리그 신인왕 투표 5위를 기록하기도 했는데
2019년 시즌 초반 부진을 겪다가 팀 내에서 입지가 좁아졌습니다.
그리고 올 시즌 중간에 살라디노의 부상으로 고민하던 삼성이
팔카를 영입하면서 KBO 무대로 오게 됐습니다.
불과 2년전 메이저에서 27홈런을 때린 선수고
삼진이 많긴 하지만 장타력은 확실하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막상 KBO에서는 삼진만 잔뜩 보여주고 장타력은 끝까지 안보여줬습니다.
최종 성적은 51경기 타율 0.209 OPS 0.639 8홈런을 기록했고
시즌 후에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메이저리그에서 20홈런을 넘겼던 선수들이
KBO에서는 어떤 성적을 기록했는지 알아봤습니다.
로사리오를 제외하면 다들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남겼는데
올 시즌 힐리가 제 2의 로사리오가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